경력단절이 만든 ‘M자형’ 여성고용률… 한국만 두드러지고, 20년전보다 뚜렷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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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시기 맞물린 30대중반 급감
OECD국가는 韓과 달리 ‘∩자형’
25~54세 여성 70%가 고용 유지

5세 아이를 키우는 장모 씨(33)는 3년 전 다니던 의류회사를 그만뒀다. 이전에는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면 ‘이모님’한테 맡겼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린이집이 문을 닫는 날이 많아지면서 일과 육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그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은 육아휴직은 꿈도 꿀 수 없다. 아이가 학교에 입학해 적응하면 다시 일하고 싶은데 ‘경단녀’(경력단절여성) 딱지가 붙어 받아 주는 곳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국 여성의 고용률이 35∼39세에 급감하는 ‘M’자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연령대에 고용률이 내려앉는 폭도 20여 년 전에 비해 더 커졌다. M자형이 더 뚜렷해지고 있는 셈이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고용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5∼29세(73.9%)였다. 반면 10대와 60대 이상을 제외하고는 35∼39세의 고용률이 60.5%로 가장 낮았다. 25∼29세보다 13.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노동시장 참여율이 가장 높아야 할 연령대의 여성 고용률이 뚜렷하게 낮은 건 한국의 두드러진 특징이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지난해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전체의 여성 고용률은 25∼54세가 70%대를 유지하며 ‘역U자(∩)’형을 보인다.

연령대별 여성 고용률이 ‘M’자형을 나타내는 건 139만7000명(2022년 기준)에 이르는 경력단절여성 인구 영향이다. 2000년에도 여성 고용률은 ‘M’자 모양을 그렸지만 출산, 육아 시기와 맞물려 고용률이 떨어지는 폭은 9.0%포인트(20∼24세의 56.3% 대비 30∼34세의 47.3%)로 지금보다 작았다. 지난해 경력단절여성 비율은 30∼39세(42.9%)가 가장 많았고, 40∼49세(42.1%)가 그 다음이었다.

육아휴직자는 여전히 여성이 많았다. 2021년 기준으로 육아휴직자 비율은 여성 75.9%, 남성 24.1%였다. 10년 전보다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이 20.9%포인트 늘었지만, 여전히 남녀 격차가 크다.

초저출산 영향으로 한국의 인구는 올해 5200만 명에서 2070년 3800만 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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