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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집애' 씨엘 "亞 여성에 대한 편견, 음악으로 깨고 싶다"

김은구 기자I 2013.06.13 10:25:00

"무대에서 내려와 채린 되면 비주얼적 기억 사라져"

씨엘(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아시아에 이런 음악을 하고 이렇게 옷을 입고, 금니도 끼는 여자가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누군가에게는 예뻐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시아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죠.”

힙합 장르의 솔로곡 ‘나쁜 기집애’로 활동 중인 투애니원 리더 씨엘(CL)의 설명이다.

씨엘은 “어려서 국제학교를 다니며 아시아 여자에 대한 편견이 있다는 걸 느꼈다”며 “아시아에서도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졌으면 좋겠다. 여성들이 강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씨엘은 ‘나쁜 기집애’ 뮤직비디오에서 금빛에 뱀파이어 이빨을 연상케 하는 가짜 이를 끼우고 등장한다. 지난 9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서는 원색 무늬 셔츠에 걸그룹이 주로 입는 핫팬츠 수준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하얀색 팬츠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선정성 논란을 일으켰다. 더구나 ‘나쁜 기집애’는 여자 솔로로는 드문 힙합 곡이다. 가사도 ‘난 나쁜 기집애, 그래 나는 세 아주 사납게, 너 정도론 날 절대 감당 못해’ 등 강렬하다.

대중성에서 비켜나 있는 요소들이 들어차 있는 노래 같지만 ‘나쁜 기집애’는 발표 직후 각종 음악 사이트 차트 1위를 휩쓸더니 9일 ‘인기가요’에서도 1위에 올랐다. 씨엘은 대중에게 맞추는 방식이 아니라 대중이 선택하도록 만들며 ‘나쁜 기집애’가 진정한 대중음악이 되는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을 채워 넣었다.

씨엘(사진=YG엔터테인먼트)
“‘나쁜 기집애’는 씨엘과 싱크로율이 100%예요. 하지만 채린이와는 정 반대죠.”

씨엘의 본명은 이채린이다. 씨엘은 “음악을 할 때만 씨엘의 모습이 나온다. 가족, 친구들과 있을 때는 채린이의 모습을 있는다”고 밝혔다.

채린은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며 요리를 배우고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한 채 자연 속에서 산책을 한다. 아기들을 좋아해 가끔 홀트아동복지회를 찾아 아기들과 놀다오기도 한다. 세인들의 고정관념 속 천상여자다.

씨엘은 “무대에서 내려오면 관객들과 호흡하던 느낌과 에너지는 갖고 내려오는데 비주얼적인 기억은 사라진다”고 말했다.

무대에 올라가 씨엘이 되면 강렬한 ‘나쁜 기집애’가 된다. 그렇다고 ‘나쁜 기집애’가 ‘못된 여자’는 아니다. 씨엘은 ‘나쁜 기집애’의 ‘나쁜’이 악한 게 아니라 멋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씨엘의 강한 이미지 때문에 걱정도 있다. 씨엘은 “남자친구가 안 생긴다. 금니를 끼면서도 끼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시집도 가야하고 아기도 낳아야 하는데 엄마가 전에 금니를 꼈다고 하면 아이가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된다”며 “무대 위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번 씨엘의 솔로활동은 투애니원의 컴백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지난 2011년 박봄의 솔로곡 ‘돈트 크라이(Don‘t Cry)’에 이어 투애니원이 활동을 재개한 것과 같은 방식이다.

혼자만의 무대를 선보인 씨엘이 투애니원으로 돌아가서는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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